손학규의 목민심서 ‘개헌’
손학규의 목민심서 ‘개헌’
  • 정대윤 기자
  • 승인 2016.10.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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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목표‘제3지대’로 통합···‘반-손’ ‘반-안-손’ 가능성도
▲ ⓒ뉴시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정계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고문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연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 입당보다는 ‘제3지대’에서 새로운 판을 짤 것이란 관측이 크다. 손 전 고문이 정계복귀와 함께 출간한 책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에서도 지난 8월 안 전 대표가 강진으로 찾아와 합류 제안을 하자 “우리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권교체를 합시다”라고 답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친박계, 민주당은 친문계가 장악하고 있어 각 당의 비주류 세력과의 연대할 가능성도 크다. 또한 21일 그의 최측근인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도 탈당을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송민순 회고록’으로 수세에 몰린 문재인 전 대표는 ‘손학규 정계복귀’로 연타를 맞았다. 송 전 장관과 그의 정계 진출을 도운 손 전 고문이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어떻게 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손학규 대통령-안철수 총리?

손학규 전 고문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8월 의기 투합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얘기가 손 전 고문과 안 전 대표가 대통령과 총리를 나누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손 전 고문이 발간한 저서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8월28일 강진에서 손 전 고문을 만나 “국민의당으로 오시라. 새로운 당명을 포함해 모든 당 운영에 대해 열겠다”고 말했고, 그는 "이명박·박근혜 10년 정권이 나라를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는데 이걸 바로잡으려면 10년이 넘게 걸릴 거다, 그러니 우리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권교체를 하자“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이 20일 정계복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을 탈당하자 정치권에선 두사람의 결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특히 ‘10년 이상 가는 정권’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감안하면 손-안 연대를 통해 대통령을 두명 이상 배출해야 한다.

정치불신이 커지면 중도층의 표심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 등 제3지대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손 전 고문이 ‘안철수 효과가 유효하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새누리당 친박계와 민주당의 친문계가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국민의당이 쌍수들고 환영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제7공화국 ‘새판 짤 것’

손 전 고문은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측근인 이종걸 강창일 양승조 오제세 조정식 이찬열 전혜숙 강훈식 고용진 김병욱 정춘숙 등과 함께 차담회를 가졌다. 그의 측근들은 대부분 탈당을 만류했으나 손 전 고문은 탈당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당에 남아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학규계 의원들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의원들은 활동에 제약이 있어 정치적 의리를 지키기 어렵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지금 서민들의 삶을 보살펴야 하는 상황에서 모두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 야권통합의 길을 찾아야 하는데 분산의 방법을 찾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정권교체와 지역발전 등을 위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손 전 고문의 탈당에 동의하지 않았다. 다만 향후 당의 정치상황의 변화에 따라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합류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찬열 의원은 손 전 고문 측에 합류했다. 이 의원은 21일 “이제는 손학규 대표님을 도울 때가 된 것 같다. 처음처럼 함께 가려고 한다”며 탈당했다. 이 의원은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 입당보다는 제3지대로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봤다.

손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 직전 강창일·강훈식·고용진·김병욱·박찬대·양승조·이종걸·이찬열·전혜숙·정춘숙·조정식 의원 등과 만나 “당내 의원들은 각자 자기 위치에서 역할을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2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당선돼 대선 잠룡 반열에 올랐던 손 전 고문은 17대 대선을 9개월여 앞둔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정동영 상임고문에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나섰지만 문재인 후보에게 밀렸다. 2차례나 대권 도전에서 본선에 오르지도 못하고 패했던 손 전 고문은 9년7개월여 만에 다시 당을 떠났다.

반기문-손학규-안철수, 개헌으로 뭉칠 수도

손 전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고 밝혔지만 정치권에선 그가 대권주자로 활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3지대에서 세력을 확장한 뒤 국민의당과 연대 내지 경선을 할 가능성과 민주당까지 합해 야권 통합 경선을 치를 가능성, 각 당의 비주류 세력과 연대할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계, 민주당은 친문계가 장악하고 있어 현재 대선 지지도가 가장 높은 반기문 총장에게 힘을 실을 쓰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과 선후배인 ‘송민순 회고록’의 주인공인 송 전 장관과 그를 정계로 이끈 장본인인 송 전 고문이 손을 잡았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개헌을 고리로 ‘반-손’ 또는 ‘반-안-손’ 구도로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도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최측근인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87년 체제는 민주적 이념의 절차적 제도화라고 하는 역사적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이나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으로 대표되는 보스정치, 영남ㆍ호남의 지역패권주의, 친박ㆍ친노 등으로 불리는 계파패권정치로 물들었다”며 “이제는 당파성과 패거리 정치를 넘어 민주주의를 내용적으로 복원하고 충족해 가야 할 때”라고 했다.

정병국 의원도 “새로운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는 것을 손 전 고문께서 당적을 갖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건 의미가 있다”며 손 전 고문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재오 늘푸른한굮당 창당준비공동위원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의 힘이 보태지면 ‘제3지대론’에 여권 내의 일부 개혁 인사들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은 ‘정권교체’에는 모두 공감하는 공동목표이다. 여소야대 구조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주자가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 실력으로는 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한 후보가 예선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말이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 nwtopia@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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